헐의 추리소설 10계
*헐의 본명은 리차드 헴리 셈슨인데 어머니의 성인 헐을 작가명으로 쓰고 있다. 1896년 런던에서 태어나 럭비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대학에 가려 했으나 1차대전이 일어나자 군에 소집되었다. 전후에 경리사로 취직했다가 후일 자신의 경리 사무소를 개업하였다. 그러나 사업은 번창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한가로운 여가시간을 이용하여 추리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그가 1935년에 발표한 처녀작 <백모살인사건 The Murder of My Aunt>가 성공함으로써 도서탐정소설의 걸작 중 하나가 되었다. 여기에 소개하는 해설과 10개의 규칙은 <캐슬 문학백과사전>(1935)의 '탐정소설' 항목에 실린 것이다.
1. 추리작가는 하나의 사실에 대해서 모순되는 두 가지의 기술을 해서는 안된다.
2. 단서 또는 증거가 되는 사실을 최후까지 감춰두어서는 안된다.
3. 고의로 허위의 진술 또는 오해를 초래할 만한 진술을 하게 해서는 안된다. 단, 믿을 수 없음이 확실해진 등장인물을 통해서 하는 것은 괜찮다.
4. 의학 또는 법률에 관한 것이 스토리의 구성부분이 되었을 때는 어떤 전문가가 보더라도 틀린 곳에 없도록 해야 한다. 단 일부러 틀린 말을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는 예외다.
5. 독자에게는 실마리가 될 만한 단서를 제공해주어야 한다.
6. 틀린 실마리라도 최종적으로 해결한다면 얼마든지 제시해주어도 된다. 그러나 산만한 결말은 맹렬한 비난의 대상이 된다.
7. 탐정소설 작가의 정신상태는 건전해야 하며, 그의 인물묘사도 확실해야 한다. 단, 범인의 인물묘사에는 어느 정도의 융통성이 있다. 처음에는 동정받을 만한 인물로 그렸다가 차츰 사악한 본성이 드러나게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상대를 속이려면 반대쪽을 노려야 하기 때문이다.
8. 좋은 문장, 어느정도의 유머는 절대로 필요하다. 연애의 재미를 첨가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반드시 첨가해야 할 것은 아니다.
9. 결말부분에서는 예측하지 못했던 의외의 이야기들이 진행되어야 한다.
10.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최종적으로는 범인의 체포 또는 자백으로 막을 내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