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옥 트릭
추리 소설의 큰 주제에 밀실 트릭이 있는데, 그것과 비슷한 관계에 있는 것이 탈옥이다. 그것도 밀실에서 탈출하는 것이다. 쇠창살창, 자물쇠가 걸린 철문, 두터운 콘크리트 벽과 높은 담, 엄중한 감시탑과 같이 겹겹으로 둘러싸인 밀실에서 감행하는 탈옥이다.
야심적인 작가에겐 이것만큼 커다란 줄거리도 있을 리 없지만, 뒤마의 <몬테크리스토 백작(놀라운 탈옥 트릭 등장~ 이 작품 추리물은 아니지만 추리적 요소도 있고, 참 잼납니다)>에 버금갈 만한 탈옥 소설은 추리소설의 세계에서도 의외로 적다. 그 이유는 밀실의 규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밀실 살인은 개인의 밀실인데 비해, 형무소 독방은 국가 권력의 밀실이어서, 도저히 개인의 힘으로서는 겨루어 볼 수 없다.
탈옥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다.
1. 간수를 인질로 삼는 것. 갱 영화에서 흔히 쓰이는 수법이며, 현실에서도 간혹 발생한다.
2. 지하에 구멍을 파서 탈출한다. 나치 독일군의 포로 수용소를 묘사한 영화 <대탈주>가 그 좋은 예이다.
3. 외부의 협력에 의한 탈옥. 엄중한 감시의 눈은 피하여 어떻게 연락을 취해 탈옥 도구를 들여보내는가에 트릭의 묘미가 있다.
탈옥 추리소설의 대표작에는 모리스 르블랑의 <뤼팽의 탈옥>, 잭 푸트렐의 <13호 독방의 문제>, 벤 벤슨의 <탈옥 9시간째>, 잭 피니의 <완전 탈옥>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