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했지만 가치있는 시도.
명탐정 코난 첫번째 극장판 ‘시한장치의 마천루'가 욕심을 품지 않고 다소 안정된 방식으로 작품이었다면 두번째 극장판 ‘14번째 표적'은 조금은 도전적인 뜻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아닌가 한다. 사실 1기 ‘시한장치의 마천루’는 액션 강조라는 TV판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지만 스토리는 전형적이었다. 2기는 여기서 더 나아가 스토리의 전형성을 벗어나 색다른 소재로 개성있는 작품이 되고자 한 듯한 모습을 보인다.
‘14번째 표적’은 1기 ‘시한장치의 마천루’가 헐리웃 영화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폭탄 테러라는 소재를 쓴 데 반해 추리물에 적합하면서도 확실히 차별성이 있는 ‘ABC살인사건’(애거사 크리스티가 쓴 유명한 추리소설)에 모티브를 둔 트럼프카드 연쇄살인이라는 소재를 썼다. 이 소재는 1편보다 참신하고 기발하다. 그리고 ‘14번째 표적’은 추리보다 액션에 더 중점을 두던 1기와 달리 추리에 중점을 둠에 따라 1기보다 더 추리물다운 구석을 보인다.(물론, <추리+액션>이라는 기본골격은 포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쉽게도 ‘14번째 표적’은 소재의 매력을 살려줄 스토리와 추리물로서의 구성이 다소 부실했다. 스토리는 쓸데없는 얘기를 좀 넣던 1편에 비하면 더 간결해졌지만 전개에 다소 억지가 있어보인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추리물로서의 구성력에서 1기보다 그 완결성이 떨어진다. 단서와 범행 동기가 다소 억지던 1기보다 더 억지스럽다. 특히, 범인의 범행동기에선 실소가 나올 정도. 그나마 1기보다 드라마를 더 강화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방금 앞에 언급한 부진을 만회할만큼의 성과는 아니다.
'14번째 표적'은 여러 장르의 재미 요소는 두루 갖추긴 했으나 소재의 매력을 잘 활용해 내는데는 실패한 평작에 그친 듯한 작품이다. 그치만 전형된 틀에서 벗어나려한 시도만큼은 가치가 있었다고 본다.
하지만, 젊은 시절의 모리 탐정과 키사키 씨를 본 것은 이득!
극장판은 역시 과거의 일을 볼 수 있어 좋아요^^||5